HOME                로그인

교회음악칼럼
“마니피캇(Magnificat)”


글 여명진 크리스티나|음악칼럼니스트, 독일 거주

8월 15일은 ‘하느님의 어머니’ 성모 마리아의 몸과 영혼이 하늘로 들어올림 받으심을 기념하는 성모 승천 대축일입니다. 성경에 기록되어 있지 않지만 초대교회 때부터 내려오는 전승에 따라 가톨릭 교회는 지상 생애를 마치고 천국에 발을 내딛은 성모 마리아를 공경하고 기립니다. 가톨릭 사전에서는 “원죄없는 잉태가 구원의 첫 열매인 성모 마리아 신비의 출발점이라면 하늘에 올림을 받은 ‘승천’은 성모 마리아 신비의 종착점”이라고 설명하기도 합니다.

 

이날 미사의 복음은 루카복음 1장 39절?56절의 말씀으로, 성모 마리아께서 예수님을 잉태하시고, 친척이며 세례자 요한의 어머니인 엘리사벳을 방문하신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세레자 요한을 임신한 엘리사벳은 예수님을 잉태한 성모 마리아께 “당신은 여인들 가운데에서 가장 복되시며 당신 태중의 아기도 복되십니다. 내 주님의 어머니께서 저에게 오시다니 어찌 된 일입니까? 보십시오, 당신의 인사말 소리가 제 귀에 들리자 저의 태 안에서 아기가 즐거워 뛰놀았습니다.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이라고 인사를 건넵니다. 예수님의 잉태를 전하던 가브리엘 천사의 인사와 엘리사벳의 이 인사말이 합쳐져 형성된 기도문이 바로 ‘성모송(Ave Ma-ria)’입니다.

엘리사벳의 인사를 받은 성모 마리아는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이렇게 대답합니다.

“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하고 내 마음이 나의 구원자 하느님 안에서 기뻐 뛰니 그분께서 당신 종의 비천함을 굽어보셨기 때문입니다. 이제부터 과연 모든 세대가 나를 행복하다 하리니 전능하신 분께서 나에게 큰일을 하셨기 때문입니다.…”

 

이 복음의 라틴어 구절은 “Magnificat anima mea Do-minum”으로 시작되는데, 성모 마리아의 이 노래를 라틴어 첫 단어를 따서 '마니피캇(Magnificat)’이라고 부릅니다. 마니피캇은 라틴어로 ‘찬양하다.’ 또는 ‘찬미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난하고 비천한 이들을 돌보시는 하느님의 사랑을 찬양하고, 자비로움을 노래하며 하느님께 감사를 드리는 성모 마리아의 노래 마니피캇은 교회에서 가장 사랑받는 찬가 중에 하나이며, 전례적으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그레고리안 성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비발디, 모차르트, 바흐, 멘델스존 등 셀 수 없이 많은 작곡가가 ‘마니피캇’을 작곡했고, 이 곡은 연주되어 왔습니다.

 

성모 마리아께서 지상에서의 삶을 마치고 하늘에 올림을 받아 가장 먼저 영원한 생명의 영광에 참여하게 됨을 기리는 ‘성모 승천 대축일’, 마니피캇을 들을 때마다 하느님께 대한 믿음과 그분 말씀에 대한 순명의 삶을 산 성모 마리아를 기억하고, 그 순종과 응답이 우리 삶에 가져다 준 구원의 희망으로 기뻐지기를 기도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