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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싶었습니다 - 교구 사목연구소 소장 박용욱(미카엘) 신부
함께 걷기, 시노드 여정에 나선 한국 교회


취재 김선자 수산나 기자

세례받은 모든 하느님의 백성이 폭넓게 참여하는 세계 주교 대의원회의 제16차 정기총회(이하, 주교 시노드)가 ‘시노드 정신 을 살아가는 교회를 위하여 : 친교, 참여, 사명’이라는 주제로 지난 10월 17일 전국 교구에서 일제히 개막했다. 그리스어로 ‘함께’를 뜻하는 ‘쉰(syn)’과 ‘길, 여정’을 뜻하는 명사 ‘호도스(ho-dos)’의 합성어인 ‘시노드(Synod)’는 부활하신 주님의 인도 아래 하느님 백성 전체의 다양한 구성원이 책임감을 갖고 협동하며, 공동선을 위해 다양한 은사와 직무를 행하면서 함께 걸어가는 여정을 뜻한다. 이번 주교 시노드는 2022년 8월까지 지역 교회 단계 이후 대륙별 교회 단계를 거쳐 2023년 10월 최종적으로 로마에서 열리는 보편 교회 단계 시노드로 이어진다.

시노드 연락담당자인 교구 사목연구소 소장 박용욱(미카엘) 신부는 먼저 이번 시노드가 왜 열리게 됐는지 생각해보자고 권한다. 박용욱 소장 신부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서 분명히 드러난 것은 감염병의 만연, 이상 기후, 빈부 격차, 국제적 분쟁과 폭력 같은 시급한 문제들이 결코 몇몇 사람의 각성과 실천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는 점”이라며 “공동의 문제에 함께 대처하려는 노력, 일방적인 지시와 명령이 아니라 서로 경청하고 협의하면서 함께 공동체를 건설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때에 시노드는 삼위일체 하느님의 모범을 따라 다양성 안의 일치를 세상에 드러내려는 교회 쇄신의 노력”이라고 말했다. 계속해서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태도란 경청과 대화, 소통과 친교의 태도를 뜻하는데,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것”이라며 “교회 안에서 여러 구성원들이 서로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것도 궁극적으로는 모두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천하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2017년 2월 개소한 교구 사목연구소는 제1차 교구 시노드 결과에 따라 현대 사회 안에서의 교구의 현실을 진단하고 사목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기 위해 설립됐다. 그동안 가톨릭 신학과 사목에 관련된 연구, 교구 사목 비전과 정책 수립을 위한 연구, 교구장 사목정책의 구체적 시행 방안 연구, 대구대교구 본당 사목지표 구축, 사목 관련 자료의 수집, 정리 및 연구, 출판 등 의 다양한 사업을 진행해 온 교구 사목연구소는 주교 시노드 사무국과 교구 사이의 연락도 담당하고 있다. 박용욱 소장 신부는 “구체적인 방법이 나오기까지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지만 시노드를 담당할 팀을 구성하고 있고, 본당을 비롯한 여러 공동체 와 교회 기관들이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자리도 준비되고 있다.” 고 말했다.

한편 이번 주교 시노드는 교회 역사상 처음으로 지역 교회→대륙 교회→보편 교회 순으로 진행되며 평신도→주교→교황 순으로 의견이 전달되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주교 시노드 사무국이 발간한 편람에 따르면 하느님 백성의 생생한 목소리에 기초하여 하느님의 뜻을 최대한 가깝게 반영하는 사목적 결정을 도출하는 ‘시노달리타스’의 여정을 만들려고 기존과 다른 방법 을 택했다고 한다. 또한 시노드 예비 문서는 시노드의 첫 두 단 계인 개별 교회와 대륙별 교회의 대화가 모든 민족의 경험과 문화를 모으는 길로서 교회와 사회, 다른 종파들과의 관계도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래서 시노드는 ‘교회는 누구에게 귀 기울일 필요가 있는가?’, ‘신자들의 사회 공헌이 지역을 어떻게 통합할 수 있는가?’, ‘소수 민족이나 버려진 이들의 목소리를 낼 공간은 어디인가?’ 등의 다 양한 주제와 질문에 대해서 함께 이야기하고 경청해 보자고 초대한다.

 

박용욱 소장 신부는 “이번 주교 시노드는 예비 문서에도 명시되어 있듯이 문서를 작성하는 것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서로에게서 배우고 정신을 일깨우는 과정을 체험하면서 서로 마음을 따뜻하게 하고, 신앙 실천을 북돋우는 지혜를 얻는데 목적이 있다.”며 “교구에서도 이런 체험을 할 수 있는 방법들 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시노드의 원대한 목표에 비해서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과 기회가 충분하지 못한 아쉬움은 있지만 교회가 지시와 순종이 아니라 대화와 협력을 통해 함께 가는 길을 이루어가려는 좋은 기회인만큼 이번 시노드에 모두의 관심과 참여를 부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