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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교의 신비를 살아가는 사람들 - 성모당 전례봉사회
성모님의 모범을 따라


글 성모당 전례봉사회

성모당 동굴 윗면에 있는 ‘1911 EX VOTO IMMACULATAE CONCEPTIONI 1918’은 라틴어로 1911은 대구대교구 설립 연도이고, 1918은 드망즈 주교가 교구를 위해 성모님께 청한 세 가지 소원이 이루어져 성모당을 봉헌한 해를 가리킵니다. 라틴어 문구의 뜻은 ‘원죄없이 잉태되신 분께 허원에 의하여’입니다.

루르드 마사비엘 동굴의 세부적인 형태까지 그대로 재현한 성모당은 1918년 8월 15일 성모 승천 대축일에 완공되어 그해 10월 13일에 축성되었습니다.

드망즈 주교는 신자들에게 세 가지 뜻으로 성모당에 참배 할 것을 권면했는데, 첫 번째는 성모님을 공경하고 감사하는 것, 두 번째는 영혼이나 육신의 은혜를 얻고자 동굴 앞에서 기도하면 특별한 효험이 있다고 믿는 것입니다. 세 번째는 먼저 은혜를 청하고 얻기 위해 허원하고 은혜를 받은 후에 그 허원을 채우기 위해 참배하는 것으로, 그때부터 지금까지 성모당은 성모님을 사랑하고 그분의 도우심을 청하는 신자들이 돌보고 아끼는 대구대교구 대표 성지가 되었습니다.

성모당 미사는 주일, 성삼일, 설날과 추석을 제외한 매일 오전 11시에 봉헌됩니다. ‘성모당 전례봉사회’는 성모당에서 거행되는 전례에 ‘봉사’하기 위해 존재합니다. 전례는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다.”(마태 20.28; 마르 10,45 참조)고 하신 그리스도의 봉사로 이루어진 구원사업을 기념하는 제의입니다. 눈으로 볼 수 없는 성령의 인도하심으로 하느님과 하느님 백성 사이에 이루어지는 친교의 일치입니다. 그 전례를 위한 봉사회인 만큼 전례에 대한 자세도 남달라야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성모당 전례봉사회는 요일별로 팀이 꾸려져 있고 팀마다 임원이 있습니다. 제대와 반주를 제외한 봉사자들이 묵주기도, 해설, 독서를 돌아가며 맡습니다. 오전 9시 40분까지 모여 함께 청소하고, 예물접수를 받으며 신자들과 마주합니다. 미사 후에는 담당 사제의 강복을 받고, 식사 후 헤어집니다. 팀별로 봉사가 행해지지만 월례회와 연 5주 봉사자 미사를 통해 모든 봉사자들과 친교를 이룹니다. 부활 시기에는 엠마우스를 떠나고, 서로의 축일을 챙겨주고 경조사에도 마음을 모읍니다.

이처럼 공동체의 일상이 매일 순조로워 보일 수도 있지만 사람이 모이는 곳이다 보니 항상 아름다울 수는 없지요. “친교는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끊임없이 주시는 사랑이며, 공동 책임과 공동 참여의 의미를 포함한다.”는 교구장님 사목교서의 내용을 지성으로는 받아들이지만 마음을 거쳐 몸으로 드러내기가 어렵다는 것을 봉사 속에서 체험합니다.

성모당 전례봉사회는 신앙의 여정 안에서 신앙 지향을 공유하고 성모님을 사랑하는 ‘성모님의 자녀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 밑바탕에는 ‘친교’가 있습니다. ‘진정한 친교’가 무엇이며, 성모당에서 봉사하는 마음가짐은 어떠해야 할지 자주 묵상합니다. 무엇보다 하느님의 은총에 의탁하는 자세로 서로의 다양성과 역할의 차이를 인정하며, 담당 사제와 회장단은 봉사자 간의 분열, 갈등을 조율할 수 있는 식별력을 갖추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감사하게도 그들의 마음씀씀이가 봉사자들에게 전해지고, 시간이 흐를수록 일치의 고리가 단단해짐을 느끼는 가운데에서 친교와 일치가 다른 이들의 눈에 배타적인 공동체로 느껴지지 않도록 성모님의 겸손함을 배워 나갑니다.

성모당 전례봉사회는 “곰곰이 생각할 줄 아는”(루카 1,29; 2,19 참조) 성모님을 닮아가는 공동체로 교구 전체가 그려내는 봉사의 큰 그림에 작고 아름다운 무늬 하나 그려 넣을 수 있도록 힘쓰고 있습니다. 색의 삼원색은 섞을수록 검은색이 되어 갑니다. 그러나 빛의 삼원색은 섞으면 섞을수록 밝아집니다. 봉사자 한 사람, 한 사람의 고유한 영혼의 빛이 모여 이 친교의 장(場)에 더 밝은 빛이 되어 온전히 빛이신 예수 그리스도께 영광이 되고, 성모님께 기쁨이 되는 성모당 전례봉사회로 성모당을 찾는 모든 이와 함께하기 위해 더욱더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