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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교의 신비를 살아가는 사람들 - 대구대교구 가톨릭간호사회
나는 아직 배우고 있다


글 이서영 가브리엘라|대구대교구 가톨릭간호사회 회장

저는 대구파티마병원 28년 차 간호사로 2016년 교리 공부를 하고 세례를 받은 늦깎이 신자입니다. 2017년 대모님을 따라 가톨릭간호사회 활동을 시작해 2019~2020년 파티마가톨릭간호사회 서기, 2021~2022년 파티마가톨릭간호사회 회장에 이어 2023년부터 대구대교구 가톨릭간호사회 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세례 후 대모님만 따라다니다 코로나19 상황이 발생했고 내과 중환자실에 근무하다 보니 미사 참례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무늬만 가톨릭 신자로 몇 해를 보내다 2021년 파티마가톨릭간호사회 회장을 맡으면서 저의 일상은 180도 변하게 되었습니다. 2021년 코로나19 방역 지침이 허용되는 범위 안에서 가톨릭간호사회 행사가 조심스럽게 시작되었고, 행사를 이끌기 위해 주일 미사에 참례하면서 미사 전례부터 배웠습니다. 회장이라는 책임감으로 시작된 배움은 저 스스로를 변화시켰습니다.

‘십자가의 길’을 원목 신부님과 함께하면서 울컥하는 마음을 주체할 수 없어 울기도 하고, 동료인 후배들을 이끌어 대모가 되어서는 기쁘게 웃었습니다. 또 성지순례와 피정 안에서 그리스도의 삶과 그리스도교적 공동체의 의미를 알게 되었고, 중증 환자들을 위한 병자성사를 함께하면서 환자와 보호자를 통해 ‘하느님 나라에 대한 새로운 희망’을 체험했습니다. 병상에서도 믿음을 지키는 환자 분들을 보면서 ‘하느님의 현존을 체험'한다는 병원 이념도 깨닫게 되었습니다.

2023년 현재, 대구대교구 가톨릭간호사회는 대구파티마병원 외 8개 병원에서 292명의 회원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병원마다 월례 미사, 피정(대림·사순 시기), 십자가의 길, 부활절 행사, 성모의 밤, 직원 세례식, 성경 공부 등의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대구대교구 가톨릭간호사회는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의 배상희(마르첼리노) 지도신부님의 지도하에 순회 미사를 봉헌합니다. 또 한국가톨릭간호사협회 주최로 이루어지는 전국 피정, 간호 영성 세미나, 영널스 영성캠프, CI-CIAMS 등의 활동을 이끌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중단되었던 많은 활동이 지난 4월 순회 미사를 시작으로 11월 전국 피정을 앞두고 있습니다.

“안코라 임파로!(Ancora imparo!, 나는 아직 배우고 있다.)” 시스티나성당의 천장 그림을 완성한 후 미켈란젤로가 스케치북 한쪽에 적은 글이며 당시 그의 나이 87세 때입니다. 87세가 되어도 ‘아직 배우고 있다’는 미켈란젤로처럼 저 또한 아직 배우고 있습니다. 저를 이끌어 주시는 소중한 분들과 대구대교구 가톨릭간호사회 회원들과 함께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겠습니다.

 

* 그동안 ‘친교의 신비를 살아가는 사람들’을 애독해 주신 독자 여러분과 연재를 맡아 주신 필진 분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