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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시선
청소년 사목, 이제는 동반자로 함께해야 한다


취재|김선자 수산나 기자

 

2024년 대학수학능력시험 응시생이 역사상 가장 적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이는 고3 학생과 재수생이 모두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근본적인 이유는 저출산으로, 한국 사회는 이미 저출산 고령화가 인구 문제로 떠오르며 인구 감소로 인한 노동력 부족, 경제 성장 둔화, 노인 복지 비용 증가 등의 문제가 뒤따르고 있다. 한국교회 또한 신자수 감소라는 직격탄과 함께 고령화 공동체로 빠르게 접어들면서 청소년 사목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특히 주일학교는 인구 감소, 학업 등 여러 가지 사회현상과 맞물려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 천주교회 통계 2021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대비 2021년 초등부 주일학교 학생수는 15.8%가 줄었다. 사회적으로 인구수가 감소하는 것과 동시에 초등부 주일학교 학생수도 1만 809명이 줄었다. 이 수치는 중등부 주일학교 학생수 감소 비율보다도 크게 높은 수치로, 중등부 주일학교 학생 수는 2020년과 비교해 2021년에 1983명(8.6%)이 감소했다.(「가톨릭신문」 2023. 2. 26. 참조) 대구대교구 또한 2021년 대비 2022년 초등부 주일학교 학생수가 170명 감소했고, 중등부 62명, 고등부 168명이 감소했다. 이렇듯 한국 천주교회가 당면한 과제 앞에 다양한 방법으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4월 청소년 사목을 위한 학술 심포지엄 ‘지쳐가는 청소년 사목의 EXODUS!’(이하, 심포지엄)를 통해 한국 천주교회는 청소년을 어떻게 교육하고 복음화를 이루어 나갈 것인가에 대해 함께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청소년의 상황이나 그들의 관심이 급격히 변화하는 시기에 한국 천주교회의 청소년 사목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논의하면서 ‘동반자 사목’이라는 표현을 썼다. 심포지엄은 동반자 사목을 교회가 청소년 복음화와 사명을 수행하는 데 있어 청소년이 청소년과 세상 복음화의 주역이 되도록 교육적으로 동반하는 것이고(「한국 천주교 청소년 사목 지침서」(이하, 지침서), 24항) 상호 간의 존엄성과 동등성을 이루는 친밀한 인격적 관계를 의미(지침서, 23항)한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동반자 사목은 청소년 사목이 단지 한 주에 한번 미사에 참여하거나 해설, 복사, 성가대, 주일학교 학생회 활동 등 교회의 봉사자로만 머무르지 않는 것을 말하며 청소년들을 성당에 일찍 오게 하고, 오래 머물게 하는 방향에서 나아가 청소년들이 하느님과 인격적으로 만날 수 있게 하는 방향으로 전환돼야 하는 것을 말한다.

지침서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엠마오로 가던 두 제자(루카 24,13-35 참조) 이야기를 청소년 사목의 본보기로 제시하고 있다. 이는 위원회의 임의적 선택이 아니라 젊은이를 주제로 한 2018년 제15차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정기총회의 논의와 프란치스코 교황의 후속 권고 「그리스도는 살아 계십니다」에 따른 것이다. 지침서는 엠마오로 가던 두 제자 이야기를 통해 자신들과 동행하신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고서 참다운 그리스도인으로 변화됐고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윤리적 선택이나 고결한 생각의 결과가 아니라 삶에 새로운 시야와 결정적인 방향을 제시하는 한 사건, 한 사람을 만나는 것”(베네딕토 16세 교황 권고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을 설명하고 있다. 그러면서 마지막으로 청소년 사목의 현장에서 확인된 ‘하느님과의 인격적 만남 부재’를 넘어서려면 청소년들이 복음서에서 보여 주신 젊은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고 예수님께서 자신들과 같은 젊은이이셨음을 깨닫고 아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역설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순택 대주교는 “「한국 천주교 청소년 사목 지침서」는 새로운 청소년 사목의 큰 방향은 ‘동반자 사목’이라고 표현할 수 있으며, 이는 더 이상 주입식 가르침의 방식이 아니라 ‘함께 걸어가는 길’이라는 뜻을 갖는 Synodalitas(공동합의성)의 정신이 반영된 새로운 길이라 할 수 있다.”면서 "청소년 사목을 하는 일선 사목자들뿐만 아니라 청소년에게 관심 있는 모든 분에게 작은 도움이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대구대교구는 친밀한 만남과 경청, 그리고 친교를 통해 제자들과 동반하시는 예수님의 모습처럼 ‘동반자’의 모습으로 청소년들과 함께하며, 청소년들이 교회와 세상에서 그리스도의 향기를 내는 역할을 할 수 있게 동반하는 ‘동반자 사목’을 지난해 동안 펼쳐왔다.

교구 청소년 사목 차장 이준영(리노)•제현철(베드로) 신부는 “동반자 사목 안에서 별별축제, 교리교사 피정, 지침서 스터디 등을 통해 청소년들과 동반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아이들을 만나는 양질의 교리교사를 육성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일학교가 활성화된 본당은 청소년들에게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도 하지만 그에 앞서 예수님 말씀대로 살기 위해 기도하는 모습을 보이며, 또 성당을 어린이들이 언제든 와서 친구들과 함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열어 놓고 있다.”며 “교리교사들 간의 단합, 자모회와 자부회, 학부모, 사목자들의 적극적인 지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렇듯 교구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현장에서 직접 청소년들을 만나는 사목자들이 전통적인 하느님의 가르침 안에서 관심과 이해로 함께하며 동반해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겠다.

대구대교구는 교구 설립 이전부터 청소년 사목에 힘써왔다. 1886년경 로베르 신부가 세운 서당을 시초로 한문과 한글, 교리와 기도문를 바탕으로 교리교육과 일반교육을 실시하며 청소년 교육에도 앞장서 왔다.(천주교대구대교구 100년사 『은총과 사랑의 발자취』 참조) 이것이 근간이 되어 현재 교구의 주일학교가 형성됐으며 나아가 일반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학교법인 선목학원으로 발전했다.

‘백년지대계’라는 말이 있듯이 문제 제기는 쉽게 할 수 있지만 해결방법을 명확히 이야기하는 것은 어렵다. 이와 마찬가지로 한국천주교회가 꾸준히 해 왔던 청소년 사목 또한 마찬가지이다. 교구청년청소년 국장 문창규(베드로) 신부 역시 “우리는 청소년 사목을 신부님이나 수녀님, 교리교사들에게만 맡겨진 소임이라고 생각하는데 본당의 청소년 사목이 활성화가 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 같은 소임을 맡고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며 “교회 구성원 모두가 청소년에게 본보기가 되는 삶, 청소년들의 동반자로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청소년들이 우리 교회를 젊게 만드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라는 것을 인지하면서 청소년들이 사랑받고 있음을 느끼게 해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청소년들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요한보스코 성인의 말을 언급하면서 어른들은 청소년들을 사랑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그들이 어른들에게 진실로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알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참고문헌•사이트]

- 청소년 사목을 위한 학술 심포지엄 ‘지쳐가는 청소년 사목의 EXODUS!’ 자료

- 「한국 천주교 청소년 사목 지침서」, 「그리스도는 살아 계십니다」

- 천주교대구대교구 100년사 「은총과 사랑의 발자취」

- 「한국 천주교회 통계 2021」 분석 보고서

- 교육을 바꾸는 사람들, https://21erick.org

- 「가톨릭신문」 2023.2.26. 사설,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