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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시선
젊은이들이 교회를 떠나고 있다


취재|김선자 수산나 기자

 

"성당에 가면 젊은이보다 어르신이 훨씬 많고, 다른 성당에 가도 다른 교구에 가도 마찬가지다."라는 말을 이제는 흔하게 듣는다. 이는 한국 교회가 당면한 엄중한 현실로 이미 예견된 일이다. 2013년 가톨릭 신문과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가 공동기획한 ‘떠나가는 젊은이들’에서 “현대교회의 적지 않은 청년 신자들은 신앙의 활력을 잃고 그리스도의 복음에서 유리된 생활을 하고 있으며 그리스도교의 가치들 및 교회 공동체들과의 접촉을 상실했거나 겨우 형태만 유지하는 현실에 처해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또한 “각박한 현실 속에서 교회를 안식처로 여기고 의지한 젊은이들을 교회는 ‘일꾼’으로만 보는 경향이 있어 교회 안에서 신앙적으로 성숙할 수 있는 기회와 여유를 얻지 못한 청년들이 점차 교회 밖에서 위로와 희망을 찾고 있다.”(「가톨릭신문」 2013.1.13. 참조)고 밝힌 적이 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났지만 교회 안의 젊은이들에 대한 자세는 여전히 달라진 것은 없고 오히려 인구 감소 속 떠나가는 젊은이들로 인해 청년 사목의 위기를 겪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한국 교회는 이에 대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부산교구가 2024년부터 2026년까지를 ‘청소년·청년의 해’로 선포하며 3년 동안 ‘환대와 경청의 해’(2024년), ‘배움과 체험의 해’(2025년), ‘선포와 나눔의 해’(2026년)의 청년 사목에 돌입했다. 대구대교구 또한 이와 같은 시대적 흐름을 읽고 이미 2021년 청년·청소년 사목을 통합한 교구 청년청소년국을 설립해 청년 사목의 적극적인 행보해 나서며 젊은이 사목에 주력해 왔다.

2019년부터 대학생 사목을 담당하고 있는 김주현(알베르토) 신부는 “2017년과 2018년 신천지가 활개를 친 탓에 각 대학교에 종교활동이 금지됐고,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종교에 바탕을 두고 활동한 동아리들은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며 “2023년부터 코로나19 이전과 같은 수준으로 회복시키기 위해 힘을 쏟고 있지만 쉽지 않은 현실로 여전히 신천지는 밴드 같은 취미 동아리에 깊숙이 파고 들어 젊은이들의 종교활동을 위축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하지만 가장 큰 문제점은 학생들이 종교 자체에 관심이 없다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우려했다. 2013년 예수회 김우선 신부가 ‘교회, 젊은이에게 퇴물이 되어 가는가?’라는 칼럼에서 “19세기에는 노동자를 잃고 20세기에는 젊은이를 잃었다는 서구 교회의 패턴처럼 한국 교회가 1990년대에는 노동자를 잃고 2000년대에는 젊은이를 잃고 있는 것인가?” 반문하며 “젊은이들이 찾아가던 교회는 이제는 젊은이들에게 ‘퇴물단지’가 되었단 말인가?”라고 화두를 던진 적이 있다.(「가톨릭신문」 2013. 2.10. 참조) 이 같은 진단에 한국 교회는 그동안 다각도로 교회를 떠나는 젊은이들을 포용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며 실천해 왔지만 급변하는 시대와 물질의 풍요 속에서 새로운 흥밋거리를 찾아 교회를 떠나고 있는 젊은이들과 종교에 무관심한 청년들의 마음을 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대학생 사목의 또 다른 어려움 중 하나는 거주지의 불안정성이다. 대학생 사목의 대상자 80% 이상은 타지역에서 온 청년들로, 이들은 진학과 취업에 따라 거주지를 옮겨왔다. 현재 대구대교구 내 주요 대학 16개 가톨릭 단체에서 활동하는 타지역 젊은이들은 100여 명 안팎이다. 교구는 대학 진학을 위해 온 타지역 청년들을 위해 이미 2021년 학교복음화부를 통해 학교 현장 사목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청소년을 돕는 청소년 YHY를 청년 사목에도 접목시켜 청년을 돕는 청년 단체를 만들면서 청소년 사목의 연장선인 동반자 사목에 집중해 왔다. 즉 서로에게 동반자가 되어 동반자로 함께 성장하는 것이다.

대학생 사목 일선에 섰던 이들은 2000년대 이후 사회는 급변화면서 소비, 문화 등 다양한 콘텐츠가 있는 반면 종교는 그대로라고 했다. 이는 종교의 본질은 그대로인데 형태만 변하기 때문에 교회를 떠나는 젊은이들을 잡을 수 없다고 한다. 다시 말해 교회의 전통적인 가르침은 그대로인데 끊임없이 변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에게 종교는 새로울 것 없는 그저 식상한 수단으로 간주될 뿐이다. 그렇다면 교회가 떠나가는 젊은이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루카 복음 속 ‘엠마오로 가는 제자들’처럼 교회 모든 구성원이 청년에게 먼저 다가가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이를 바탕으로 젊은이들의 신앙을 배우고 체험하도록 함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이것이야말로 젊은이들을 교회로 다시 향하게 하는 첫걸음이 아닐까 싶다.

 

〈참고사이트〉

- 가톨릭신문

- 가톨릭프레스

- 한국 천주교회 통계 2022 분석 보고서